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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S COLUMN]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3월~5월 중앙행정기관 49곳, 지방자치단체 243곳, 시·도 교육청 17곳을 대상으로 악성 민원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행정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담당 공무원에게 폭언·폭행을 하고 상습적으로 민원을 넣는 ‘악성 민원인’이 전국에 2784명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로 민원으로 인해 출근하기가 무섭다고 말하거나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공무원들이 생각보다 많았지만 악성민원인을 따로 정의하거나 악성민원 그 자체를 처벌하는 법은 따로 없습니다. 단지 악성민원인이 행한 일련의 행동들이 개별 범죄가 될 경우 해당 범죄에 따라 공무집행방해죄, 폭행죄, 모욕죄, 명예훼손 등 형사법의 적용을 받아 범죄행위로 처벌을 할 수는 있다고 합니다. 일 예로, 부산 북구의 경우 악성민원인이 행정 처리에 불만을 품고 “염산을 뿌리겠다” “죽이겠다”는 등 담당 공무원에게 협박을 일삼자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을 했고, 법원으로부터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5월 발표한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의 법적 근간이 되는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7월22일부터 8월 31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민원 전화 상시 녹음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기존에는 민원인의 폭언이 발생했거나 발생하려는 경우 민원인에게 사전 고지 후 녹음이 가능했으나 향후에는 예방·대응 조치 차원에서 상시 녹음이 가능해집니다. 민원 통화 종료 근거를 지침에서 법령으로 상향합니다. 통화 권장 시간을 설정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전화·면담이 장시간 지속되는 경우 이를 중단할 수 있게 됩니다. 민원인이 욕설·협박·성희롱 등의 폭언을 한 경우에 대한 전화 종료 근거도 포함했습니다. 행정기관장의 민원인 위법 행위에 대한 수사기관 직접 고발이 의무화되고, 피해 민원 처리 담당자가 고소를 희망하는 경우 이를 적극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이로써 2018년에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과 이번에 예고된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으로 인해 다시는 서이초 사건처럼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해 7월18일 서이초 2년차 초임 교사가 꽃다운 나이에 학부모로부터의 민원에 시달리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었죠. 하지만 경찰에서는 범죄 협의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사건을 종결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7월18일 서이초 사건 1주기를 맞아 교사들과 교사 유가족들이 사건 당시 악성민원을 제기했던 학부모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폭우 속에서 ‘선생님을 기억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악성민원은 엄중 처벌하라’, ‘억울한 교사 죽음 부실수사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아직도 규명되지 않은 진실에 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남의 일같이 들리시죠? 그렇지 않습니다. 알아보면 가까운 친.인척의 가족이거나 친구의 가족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은 지금도 어디에서나 벌어지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지인이나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으니 우리 모두가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못된 악성민원인들이 날뛰지 못하도록 힘을 보태야 합니다. 특히 내가 종사하고 있는 컨택센터 산업에는 40만명의 상담사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감정노동자로 부르다가 2018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제정될 때 ‘고객응대근로자’로 호칭을 바꿨지요. 산안법 개정 전만해도 컨택센터에는 아주 못된 민원인들이 언어폭력과 성희롱을 일삼고 있어 이런 못된 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감정노동자보호법을 제정하고자 노력했지만 여야의 정쟁에 밀려 법으로 제정되지 못하고 매년 폐기되고 말았지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객응대근로자(감정노동자)보호를 내용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악성민원인은 엄청나게 줄었지만 아직도 뿌리째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근 3년간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그리고 많은 단체들이 함께 “감정노동자 또 다른 우리의 가족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국민계몽운동을 실시하면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국민들도 “감정노동자를 괴롭히는 자들을 고객이라는 이름 하에 보호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주신 데 힘입어 고객과 범죄자인 악성민원인을 구분하고 직원들을 보호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는 ‘고객응대근로자’를 포함한 누구라도 몸과 마음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악성민원인이 근절되는 2024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래 봅니다.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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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02
  • [2024 Special Column] (8) 친절보다 친밀감
    [컨택저널 2024년 8월호] [2024 Special Column] Chat GPT시대 휴먼 상담의 방향 (8) 친절보다 친밀감 Chat GPT시대 컨택센터 Human상담사의 역할은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고 그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컨택센터 구성원들에게 제언하는 12가지 주제를 1년간 고정 칼럼으로 게재한다. 요양원으로 모시게 된 친정엄마의 자동차를 인수해야 해서 자동차 보험회사 5군데에 전화를 했다. 명의 변경을 위한 대동소이한 통화였음에도 불구하고 각 회사마다 차이가 도드라졌다. 변경 절차 및 보험료 할인 등 기본사항만 안내하고 업무적으로 통화를 마무리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나 싶을 정도로 친밀한 상담을 제공하는 회사도 있었다. “어머님 차를 인수하시는군요.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마음이 안 좋으시겠어요. 우리 따님이 효녀시네요. 고객님께서 이 혜택을 꼭 보시면 좋겠어요” 등 사적인 대화를 하듯 친근했다. 대화 맥락에 맞는 적절한 위로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적절한 시점에 자기 회사의 차별점을 어필하기도 했다. 사실 나는 빨리 통화를 끝내고 싶어서 통화 중에는 상담사에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전화를 끊고 나서 오히려 여운이 남았다. 업무대화만 했던 상담사는 기억에서 다 지워졌는데 친밀감을 드러낸 상담사는 기억에 남고 마음이 끌렸다. 이것은 나만의 각별한 취향은 아닐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 당연한 인지상정이다.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에서 발간하는 컨택저널에 게재된 ‘콜센터 디지털 채널 이용 실태조사’에서도 이를 시사하는 결과가 있다. 「공감」 만족도가 낮는 고객은 ‘상품 서비스 지속이용 의향이 있다’라는 질문에 5%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다시 말해 「공감」에 불만족한 고객은 무려 95%가 이탈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공감」이 고객충성도의 핵심요소이다. 특히 디지털 채널과 달리 휴먼 채널에서 고객이 각별히 기대하는 것은 「인간적 공감」이다. ‘공감’에 대한 사전기대가 큰 만큼 살짝만 그 기대를 빗나가도 실망이 크다. 여기서 말하는 「공감(共感)」이란 무엇일까? 친절하게 호응하는 것일까? 이제 그 정도는 대부분의 회사가 비슷한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되었다. 상담 매뉴얼에 공감 맞장구 표현이 수두룩하고 호응 표현을 몇 번 이상 하도록 필수 언급 횟수까지 정해 놓는다. 친절하지 않을 때는 친절함이 경쟁력이었지만 모두가 친절할 때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 내가 5군데 보험사에서 경험한 작은 차이는 바로 “친밀감”이었다. 형식상 하는 공감이 아니라 진정하게 고객상황에 맞추어 고객을 주인공으로 대하고 고객에 관하여 대화를 하는 기술 말이다. 친밀감(Intimacy)의 어원은 중세 라틴어인 "내부의", "근처의", "가까운"이라는 "intimus"에서 파생되었다. “깊은 내부의 연결”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 “심리적 가까움”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말한다. 어색한 거리감이 있을지라도 먼저 마음을 열고 가깝게 대하는 태도이자 예전부터 알던 지인처럼 진전된 관계를 설정하는 능력이다. 이는 상담사에게 큰 도전이다. 빨리 상담을 끝내야 하는 시간적 압박감을 무릅써야 하고 무덤덤한 고객 반응에 민망해하지 않아야 한다. 까칠하게 의심할지라도 영향 받지 않아야 하고 조급하게 불안해할지라도 노련하게 달래야 한다. 이것은 주어진 조건 안에서만 답을 찾아내는 인공지능으로서는 절대 구현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똑똑한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기술일지라도 고객의 변화무쌍한 상황과 미묘한 감정은 예측해내기 어렵다. 오직 인간만이 상상력과 창조력을 발휘하여 고객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사실 고객과 상담사는 같은 시간에 함께 대화를 나누지만 각자 서있는 생각의 페이지가 다르다. 동일한 영토에서 만나지만 각자의 정신지도는 다른 곳에 위치해있다. 책잡히지 않으려고 정해진 말만 하는 상담사와 속지 않으려고 의심하며 듣는 고객사이의 거리는 지리적 거리감을 뛰어넘는다. 상담사는 열심히 안내하고 고객은 귀 기울여 참고하지만 각자 먼 발치에서 자기 얘기를 할 뿐이다. 이제 휴먼 상담사는 끝까지 듣고 바르게 말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고객의 생각 페이지로 이동하여 고객을 자신의 페이지로 데려와야 한다. 바로 섬세한 친밀감 말이다. 과도하면 부담스럽고 맥락에 안 맞으면 저의가 의심스러운 친밀감은 결코 단순한 스킬이 아니다. 아슬아슬 외줄타기처럼 균형이 필요하다. 고객이 갖고 있는 불신과 불안의 벽을 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과하게 선을 넘어서도 안된다. 매뉴얼에 얽매여서 영혼 없이 정보만 전달해서도 안되지만 맥락 없이 친한 척해도 안된다. 요즘 친밀감 품귀시대다. 코로나 이후 모임도 줄었고 심지어 가족 하고도 데면데면한다. 굳이 누군가와 친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안에 세상이 가득해서 혼자 놀기도 바쁘다. 친밀감을 개발할 기회가 줄어들었고 친밀감을 발휘할 순간도 많지 않다. 친밀감은 정보와 지식이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인간에 대한 관심과 지혜가 있어야 한다. 고객이력 정보와 상담지식이 전산에 넘쳐 나도 친밀감을 부추기지는 못한다. 지식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지혜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지식이 늘어나면 덜 지혜로워지기도 한다. 휴먼 상담사의 지식 못지 않게 지혜를 키우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 글 >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toptm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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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01
  • [EDITOR'S COLUMN]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추사(秋史) 김정희 하면 그림 같은 멋진 글씨 추사체가 떠오른다. 즉 천자문을 만든 한석봉처럼 추사제를 만들어낸 서예가로 알고 있는 추사는 단순한 서예가가 아니었다. 추사는 증조부가 영조의 둘째 딸인 화순옹주와 결혼하여 월성위에 봉해졌으며, 영조가 증조부에게 하사한 월성위궁에서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지냈으며,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기백이 뛰어나서 일찍이 북학파의 1인자인 박제가의 눈에 띄어 어린 나이에 그의 제자가 되었다. 또한 24세 때는 중국으로 가는 외교사절이었던 부친을 따라 북경에 가서 중국인 거유(巨儒)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는데 그들이 바로 중국 제일의 금석학자 옹방강과 완원 이었다. 김정희는 당대 최고의 석학들과 교류하면서 당시 최고조에 이른 고증학의 진수를 공부하였고, 중국 제일의 금석학자(비석에 새겨진 金石學은 연구하는 자)였던 옹방강은 추사의 비범함에 놀라 “經術文章 海東第一”이라 찬탄을 받기도 했다. 결국 추사는 연경에서 이들을 만나 학문상의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되고, 당시 대륙에서 질풍노도처럼 일고 있던 실학과도 접하게 되는 행운을 잡는다. 그리고 33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암행어사와 예조 참의를 지냈고, 50세에 병조참판과 성균관 대사성 등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추사는 그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안동 김씨의 모략에 죽음의 위기에 처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당시 우의정으로 있던 오랜 벗의 기치로 다행히 고문이나 사형을 당하지 않고 제주도로 유배를 가게 된다. 물론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형벌인 제주로로 위리안치(가시나무로 집 주위를 둘러 집 밖으로 출입을 제한한 유배형벌) 되어 불행한 9년간의 유배 생활을 하게 되지만, 다행이도 그는 유배기간 내내 쉬지 않고 붓을 잡아 그리고 쓰는 일에 매진한 덕분에 최고의 걸작품인 ‘세한도’도 이 시기에 그려졌고, 흔히 추사체라 불리는 그의 독창적인 서체도 이때 완성된다. ‘세한도’는 제주에서 5년째 유배생활을 하던 59세의 추사가 제자 이상적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했던 작품으로 추사가 직접 쓴 제작 동기와 작품의 의미를 적은 발문이 적혀 있다. “세상은 흐르는 물처럼 오로지 권세와 이익에만 수없이 찾아가서 부탁하는 것이 상례인데 그대는 많은 고생을 하여 겨우 손에 넣은 그 귀한 책들을 권세가에게 기증하지 않고 바다 바깥에 있는 초췌하고 초라한 나에게 보내 주었도다.”라고 쓰며 “날이 차가워 다른 나무들이 시든 후 에야 비로소 소나무가 여전히 푸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공자의 말도 덧붙였다. 스승으로부터 세한도를 받은 제자 이상적은 역관으로 교류하고 있던 당시 청나라 최고의 문인 16명으로부터 글을 받아 세한도에 붙은 발문이 16m에 달했다고 하니 놀랍지 않은가.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추사체는 한자를 통달하고, 상형문자를 꿰뚫은 그가 한자 한자 무한한 자유를 주되, 전체를 벗어나지 않고 강약의 힘을 보여준 글씨로, 규격화된 글씨만 고집하던 조선에 반향을 일으켰다. 게다가 글자 크기도 다르고, 구도 마저도 대담한데다 글씨를 그림처럼, 그림을 글씨처럼 표현한 추사체를 완성하느라 붓 1000자루가 닳았고, 벼루 10개가 구멍이 뚫렸다고 한다. 추사 김정희선생이 170여년 전에 추사체로 쓴 계산무진(谿山無盡)이라는 글자에는 그 당시 세태를 꾸짖는 의미가 담겨있다. 직역하면 '계곡과 산은 다함이 없다' 즉, “계곡에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물이 흘러야 산이 허물어 지지 않고 오래 간다”는 의미이지만 이를 우리 인간사에 비유하면 산은 권력자이고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물이 흐르는 계곡은 민초, 백성에 비유가 된다. 즉, “백성이 잘 살아야 권력이 오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시 세도정치를 펼치던 안동 김씨의 모함을 받아 유배를 가야 했던 추사가 무능한 자들로 인해 오랜 세월 궁핍한 생활을 해야만 했던 170여년전 당시 백성들을 생각하며 쓴 것인 듯하다. 180여년이 지났지만 정치인들의 행태는 그 때나 지금이나 무엇 하나 달라진 것이 없다.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마땅히 뽑고 싶은 자가 없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고자 차선책으로 선택된 자들이 지금 세상을 다 얻은 듯 기고만장하게 날뛰고 있다. 그들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손에 의해서 선택이 되었고, 국민이 낸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4년 기간제이며, 국민이 행복한 의정활동을 펼쳐야만 4년 후에도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각인 시켜 주는 의미에서 그들이 주로 머무는 국회의원 사무실에 추사 선생의 ‘谿山無盡’을 달아 그들이 잘못된 정치를 펼칠 때마다 추사선생의 불호령을 듣고 정신차려 국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치기를 기대해본다.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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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01
  • [2024 Special Column] (7) Empowering
    [컨택저널 2024년 7월호] [2024 Special Column] Chat GPT시대 휴먼 상담의 방향 (7) Empowering Chat GPT시대 컨택센터 Human상담사의 역할은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고 그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컨택센터 구성원들에게 제언하는 12가지 주제를 1년간 고정 칼럼으로 게재한다. Chat GPT는 그럴듯한 답을 예상했던 수준만큼 내놓는다. 뻔한 답일 뿐 뾰족한 답은 아니다. 그래서 탐탁치 않아 휴먼상담사를 찾게 된다. 그런데 휴먼상담사조차 “홈페이지에서 참고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전산에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와 같은 뻔한 답을 하면 고객은 실망하게 된다. 인공지능 챗봇에게 짜증이 났다면 휴먼상담사와 화가 난 상태로 통화를 하게 된다. 휴먼상담의 차별적 우위는 표준화가 아니라 맞춤화다. “고객님께는 이 방법이 최선입니다. 이렇게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유사한 사례를 비교해봤을 때 이 방법으로 해보시 길 추천 드립니다” 와 같은 맞춤상담을 하려면 휴먼상담사에게 새로운 차원의 역량이 필요하다. 검색해서 나오는 내용을 복사한 듯 답하는 것은 기계의 역할이다. 이제 휴먼상담은 창의적인 명령어를 넣어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답을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한다. 위에서 하라는 대로 하겠다며 매뉴얼만 요구하는 휴먼상담사는 맞춤 상담을 수행하기 어렵다. 리더에게 물어봤자 리더도 답을 모른다. 맞춤상담은 실무적 감각으로 고객상황에 맞춰 창조적 해결책을 찾아 자신감 있게 제안하는 일이다. 어떤 조건이 되어야 맞춤상담을 할 수 있을까? 수십억을 들여 추천 솔루션 기능이 있는 인공지능기술을 구비하면 가능할까? 휴먼상담사는 왜 권한이 있어도 권한을 발휘하지 않고 지침을 달라고 할까?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고 권한도 발휘해 본 사람이 발휘한다. 휴먼상담사는 아직 권한을 쓰는 것에 낯설다. 안 해 봤던 일이라 어렵고, 했다가 문책 당할까 조심스럽다. 창조적 맞춤 상담을 하기 어려운 3가지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휴먼상담사는 진짜 해야 하는 일, 가장 중요한 일,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 콜 실적을 채우면 되는지, 고객에게 추가 제안을 하는 게 중요한지, 고객 수고로움을 예방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는다. 다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막상 포상은 편법을 쓰는 사람이 받는 경우도 있다. “이 고객에게는 여기까지 해드리고 저 고객에게는 이런 부분을 도와드려야겠다”라고 권한을 발휘하는 의사결정을 하려면 무엇이 중요한지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 하지만 지레짐작으로 어림짐작할 뿐 어디에서 무엇을 위해 어떻게 권한을 써야 할지 배운 적이 없다. 둘째, 휴먼상담사는 맞춤상담을 하는데 어떤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지 모른다. “담당이 따로 있습니다, 그 점은 좀더 확인을 해봐야겠습니다. 그 일은 서류가 필요합니다” 등 기정사실화했던 일들이 그저 관례일 뿐 반드시 필요한 절차가 아닌 경우도 많다. 어느 부분을 생략하고 누구에게 융통성을 발휘해도 되는지 재고해보거나 구상해 본 적이 없다. 사과표현이나 금액 할인 뿐 만 아니라 고객에게 유리한 조언, 유머, 개성이 넘치는 개인기, 통사정 등 다양한 옵션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해도 되는지 몰랐고 나만의 개인기가 무엇인지 탐구해 본적 없다. 그저 필수 안내사항을 외우고 감점되지 않는 것에만 신경을 써왔다. 셋째, 휴먼상담사는 자신이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모른다. 책임을 맡고 재량권을 발휘하는 것은 정해진 몇몇 리더만 하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에 매여 있다. 자신에게 그런 권한과 능력, 동기와 창의력이 있다는 것을 잊었다. 用不用說이다. 없어서 못 쓴 거라고 여기는데 사실은 쓰지 않아서 퇴화한 거다. 그저 하던 대로 했고 시키는 대로 하면 안전했기 때문이다. 요즘 컨택센터는 집은 나섰는데 갈 곳은 정하지 못한 여행객 같다. 기존의 방식이 안된다는 것은 아는데 새로운 방식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는 모르는 상태다. 이럴 때 휴먼상담사 내면에 잠자고 있던 지혜와 인간미를 일깨워야 한다. 놓치고 있었던 인간성과 창조성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바로 Empowering 이다. 예전에는 리더가 판단한 대로 지침과 가이드를 제시했고 실천여부를 점검했지만 요즘은 아니다. 리더가 결정하고 구성원이 따르는 게 아니라 구성원이 잘 결정하도록 리더가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구성원이 잘 판단하도록 지원하고 구성원이 판단한 대로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휴먼상담사는 하루 아침에 Empower 되지 않는다. 자기 안에 있는 능력과 효능감을 신뢰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스스로 업무역량을 발휘하여 권한을 행사하는 효능감은 자율과 책임을 소유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일어난다. 인공지능 기술이 똑똑해지는 것은 시간만 필요할지 모르지만 인간적 도약은 차원이 다른 변혁과 변성(變性)이 필요하다. < 글 >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toptm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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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01
  • [2024 Special Column] (6)상담품질관리자의 새로운 역할
    [컨택저널 2024년 6월호] [2024 Special Column] Chat GPT시대 휴먼 상담의 방향 (6) 상담품질관리자의 새로운 역할 Chat GPT시대 컨택센터 Human상담사의 역할은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고 그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컨택센터 구성원들에게 제언하는 12가지 주제를 1년간 고정 칼럼으로 게재한다. 메뉴는 정했으나 주문할 업소는 미처 정하지 못한 고객에게 배달 앱이 식당을 골라준다. 5살 아이를 키우는 부부의 생활 맥락을 기억하고 어린 아이도 먹을 수 있는 맵지 않은 치킨집을 추천해준다. 예산과 장소는 정했으나 숙소는 못 정한 고객에게 과거 예약 데이터와 다른 고객들의 사용후기를 분석하여 취향에 맞는 숙소를 골라주는 숙박 앱도 있다, 심지어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기업이 요구한 분량만큼 리뷰를 길게 써야 하는 고객의 불편을 덜어주고자 소감 키워드만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분량만큼 알아서 문장을 완성해준다. 기술이 참 똑똑해졌다. 하지만 이런 기술도 아직 해결하지 못하는 고객 문제들이 있다. 혼자 해보기도 하고 AI의 도움을 받아도 보았지만 끝끝내 해결이 안되어 콜센터 번호를 검색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경우 고객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쳤고 문제는 매우 복잡해져 있다. 이때 고객이 컨택센터에 전화해서 길고도 지루한 ARS 안내를 듣고 겨우겨우 사람과 연결되었건만 ‘기계와 다를 바 없구만, 기계만도 못하네’ 라는 마음이 든다면 큰 일이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고객은 휴먼상담사에게 요구사항이 매우 다양하다. 연중무휴로 맥락에 맞는 서비스가 제공되기를 기대하고 말하지 않은 욕구까지 헤아리기를 원한다. 이에 발맞춰 컨택센터 휴먼상담사는 더 현명하고 더 지혜로워져야 한다. 이제 컨택센터는 고객요구를 빠르게 많이 쳐내는 처리센터가 아니라 고객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연구개발센터다. 고객의 반응을 읽어내며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지를 찾아내는 Test Bed이자 실험실이다. 컨택센터 역할이 달라진 만큼 상담품질관리자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필수 안내사항을 놓치지 않고 친절하게 응대했는지를 모니터링하는 역할은 이제 필요 없다. 요즘은 상담품질 분석(QA: Quality Assurance)업무를 아예 없애고 통화가 끝난 직후 고객에게 링크를 보내 고객만족도 조사로 대체하는 기업도 있다. 상담사에게 스트레스만 줄 뿐이며 성과평가를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하기에도 객관성이 없다며 폐지를 검토하는 기업도 있다. 필자도 동의한다. 표준대로 했는지 안 했는 지를 감시하는 평가를 위한 평가는 사라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컨택센터의 새로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측정할 필요는 있다. 측정하지 않으면 향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작정 고객만족도 조사로 고객 의견만 받아서는 결과만 나올 뿐 과정상의 원인을 파악할 수 없다. 원인을 모르는 성공보다 원인을 아는 실패가 낫다. 고객이 다양한 가이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는지 파고들어야 하고, 휴먼 상담사를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one stop으로 해결되지 않았는지 밝혀내야 한다. 표면적 문제 이면에 있는 잠재적 문제를 찾아내야 하고 앞으로의 고객불편을 미연에 예방해야 한다. 유독 문의량이 늘고 있는 상담 유형을 알아차려야 하고 7일 이내에 동일 고객으로부터 다시 콜이 유입되는 이유를 파헤쳐야 한다. 컨택센터 상담 후 바로 보내는 고객만족도 조사 못지 않게 문의한지 7일 후에 고객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는지 완결도를 조사해야 한다. 고객만족도와 상담사의 완결성 인식에 대한 차이도 분석해야 한다. 고객은 아직 불만이 해결되지 않았는데 상담사는 잘 해결했다고 착각한다면 심각한 문제다. 이럴 경우 고객과 동상이몽일 수밖에 없다. 고객문제가 복잡하면 평균 작업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더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고객을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 평균 작업시간이 아니라 고객에게 제공되는 결과 그 자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듣도 보도 못한 독특한 고객문의에 대해 정답은 없지만 묘안을 짜내는 일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담사의 집단 지성을 모아야 하고 잠자고 있던 자기효능감에 불을 붙여야 한다. 미처 기업이 몰랐던 고객욕구 데이터를 모으는 일, 고객의 숨겨진 불편을 끄집어내어 서비스 업데이트 방안을 찾는 일, 고객이 준 단서로 새로운 기회를 알아차리는 일, 이런 일을 하려면 휴먼 상담사는 보다 고도화되어야 한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안된다. 휴먼상담사에게 새롭게 바뀐 성과기준을 이해시키고 자기해결율을 높이도록 요청해야 한다. 물론 그에 맞는 적절한 업무량을 부여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상담품질관리자가 발견하고 소통하고 조치해야 한다. 물고기는 물을 보지 못하고 나무는 숲을 보지 못한다. 상담 밖에 서서 고객과 상담사, 회사와 시스템의 경계에서 큰 그림을 보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컨택센터에 매일 쌓이는 정성적 정량적 고객데이터에서 황금을 캐듯 통찰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바로 상담품질관리자다. 고객욕구에 맞춰 즉흥적으로 변주하고 학습하는 컨택센터를 만들기 위해 상담품질관리자, 바로 QA가 필요하다. 가는 곳이 어딘지를 분명히 아는 이의 걸음은 힘이 있다. 별로 가고 싶지 않지만 달리 갈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걷는 걸음은 정처 없다. 정처 없이 걷지 말고 힘있게 걸으려면 새로운 역할의 상담품질관리자가 필요하다. < 글 >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toptm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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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03
  • [EDITOR'S COLUMN] 날고 긴다는 인공지능도 이건 쉽지 않을 걸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2024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 지수(KSQI) 콜센터 부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객의 needs와 시장 경쟁구도의 변화 속에서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가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非대면 접점의 중요성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이에, 가장 대표적인 非대면 접점인 컨택센터의 서비스품질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기업의 서비스경쟁력을 제고하고자 2004년부터 콜센터 부문에 대한 KSQI 측정 모델을 개발해 조사결과를 발표해오고 있는데 올해로 21년째를 맞는다고 한다. 특히 2022년부터는 그 전과 달리 共感영역까지 조사하고 있는데 서비스품질영역과 더불어 공감영역도 우수 등급을 받으면 <고객감동 콜센터>로 선정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감동 콜센터>로 선정된 기업은 전체 346개 조사 기업 중 9개에 불과하다. 생각보다 나랑 피가 섞이지 않은 고객의 아픔을 공감해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고객감동 콜센터’로 선정 되어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고객경험서비스 수준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중요하며, 고객의 감동을 끌어내는 공감 및 소통이 기반이 된 차별화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결국 인공지능이 지배할 세상을 맞고 있는 컨택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공감’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TV에서 뵐 수 있는 국민배우 김혜자님의 눈망울을 보면 금새 우실 듯 한데 실제로 작가 류시화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에 소개된 일화를 보면 진정한 공감의 아이콘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혜자님이 류시화씨와 카트만두 외곽의 유적지를 걷다가, 길에서 장신구들을 펼쳐 놓고 팔고 있는 여인이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시고, 그 여인의 옆에 앉아 아무런 말도 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 같이 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자 여인은 옆에서 울고 있는 김혜자씨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는지 이내 울음을 그치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김혜자씨는 헤어지면서 팔찌 하나를 고른 후, 그 노점상 여인 에게는 정말 큰 돈인 300 달러를 손에 쥐어 주었다고 한다. 류 작가가 왜 그런 큰돈을 주었느냐고 묻자 “인생은 누구에게나 힘든데 이렇게 한 번쯤 횡재를 하면 인생이 살만하지 않겠어요” 그 무렵 김혜자씨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낼 때였는데 타인의 아픔에 대한 진실한 공감 능력으로 자신의 아픔까지 치유해 나갔다고 한다. 1997년 선종하신 故 테레사 수녀님도 공감의 아이콘이시다. 1950년에 사랑의 선교회를 설립해 45년간 빈민과 병자, 고아 그리고 죽어가는 이들을 위한 희생정신이 인정받아 사후 19년이 지난 2016년에 성인으로 시성 되셨다. 한번은 수녀님께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어린아이들이 죽어가자 안타까운 마음에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 주셨는데 아이들의 병이 나았다고 한다. 옛날에 아이들이 배가 아프다고 하면 어머니들이 아이 들의 배를 손바닥으로 문질러 주시면 정말 낫곤 했다. ‘어머니 손은 약손’이라는 말처럼 옛날 우리 어머님들과 테레사 수녀님도 아이들이 아픔이 치유되었으면 하는 강한 공감이 아이들의 병을 낫게 한 듯 하다. 지금 컨택센터는 Human 상담사가 인공지능 Digital 상담사로 대체될 것이라며 걱정이 태산이다. 매번 인공지능에 대체될 직업 TOP10에 랭크되곤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그들도 자신들의 미래도 잘 모르는 자들이다. 그냥 누군가가 콜센터를 단순업무라고 오해를 해서 대체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한 것을 기사화한 것뿐이다. 그들이 컨택센터산업을 어떻게 알겠는가? 과거에는 단순한 업무를 했기에 대부분 고졸을 뽑았고, 지금은 대부분이 초대졸이상이다. 그리고 Digital상담사가 자리를 잡게 되면 Human상담사로 digital상담사를 잘 이끌어주고 활용할 수 있으며, 고객의 문제에 공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게 될 것이다. 물론 현재의 상담사들을 직무전환교육을 통해 그런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우리가 타인과 소통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단은 '말'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경우 말을 잘하니 마치 내일이라도 대체될 것 같지만 실제로 대화를 할 때 언어적 요소인 말은 7%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말 자체보다는 목소리나 표정, 몸짓 등 비언어적 요소가 상대방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93%의 비언어적 요소를 이해하고 고객응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인공지능에 대체될 것 같아 걱정이 많은 컨택센터 상담사가 있다면 걱정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는 공감능력을 기를 수 있을지 노력할 것을 추천 드린다.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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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03
  • [EDITOR'S COLUMN] 국민의 뜻을 왜곡하지 말라
    22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총선 결과는 야권의 대승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번에 이겼다고 해서 다음에 또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2022년 3월에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 초년생이었던 검사를 50.5%의 시민이 지지해 그가 대통령이 되는데 힘을 실어주었던 서울시민은 3개월 후인 6월에 실시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25개 자치구가 모두 지지해, 대통령에 이어 서울시장까지 뽑아주었다. 이때만 해도 여당이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2년도 되지 않아 실시된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은 마포와 용산을 포함해 강남 몇 개 구에서만 살아남았고, 야당은 30개가 넘는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즉, 투표에 나타난 서울 시민들의 민심은 지난 정권에 대한 실망감에 대통령으로 뽑아주었더니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이 무조건 밀어붙이기만 하는 불도저식 불통의 정치에 답답한 마음을 표출한 것 같다. 이 결과는 국민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정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1석을 얻고, 국민의힘은 90석을 얻어 압승을 거둔 것 같지만 득표수를 분석해보면 5.4%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즉, 소선구제의 문제점으로 인해 도출된 결과이지 야당이 잘해서 그 많은 의석을 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국민의 선택에 따라 희비가 갈린 것뿐이다. 그러므로 명심해야 할 것은 국회의원은 국민의 입장에서는 고임금을 주는 4년제 기간제 계약직에 불과하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뽑고 싶은 후보가 없다”고 한다. 고임금을 주고 뽑을만한 인재가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33%의 국민은 투표장에 나오지도 않았다. 이번 선거 결과는 여당에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쳐 달라고 일침을 날린 것이고, 야당에는 여당과 협력해 나라를 위한 정치를 펼쳐 달라는 간곡한 국민의 외침인 것이다. 정치판은 언제나 그래왔지만 예나 지금이나 개판 5분전인 것은 변함이 없다. 국가나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 상대 당을 헐뜯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모든 국민들이 그들의 행태에 실망감을 넘어 절망감을 드러내고 있는데도 못난 정치인들은 매일 상대를 물어뜯지 못해 안달이다. 그러니 정치인 중에서 존경할 만한 사람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들다. 그리고 매번 선거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치인들은 참 뻔뻔하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뽑아주었더니 저 잘나 뽑아준 줄 안다. 그래서 그런 걸까? 4년 임기내내 안보이다가 선거 운동기간 13일간만 한 표라도 더 얻으려고 지역 곳곳에서 유권자에게 읍소를 한다. 이처럼 선거운동 기간에는 지하철역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던 정치인들도 선거가 끝나고 나면 뽑힌 정치인이든 떨어진 정치인이든 할 것없이 다음 선거 때까지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 왜 그들은 1447일간은 지역구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 것일까? 선거 기간이 아닌 평상시에 국민들의 얘기를 듣기 위해 지역을 수시로 찾아와 국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그런 정치인이 그립다. 이번 선거 끝나고 나서 가장 기뻤던 뉴스는 야당 대표가 총선 압승 뒤 몸을 낮췄다는 것이다.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당면 민생 문제 해결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도 총선 패배 후 밝힌 메시지에서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밝혔고, 야당과 긴밀한 소통과 협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제발 선거 직후 그들이 밝힌 초심을 잊지 말고, 상대방을 투쟁과 대립의 대상이 아닌 대화와 협상의 파트너로 인정해 국민들이 행복한 그런 정치를 펼쳐 국민이 존경하는 그런 정치인이 탄생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번 총선의 결과는 명백하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여소야대 상황 속에 갇히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당이 힘겹게 개헌 저지 선은 지켰다는 것이다. 입법 주도권을 찾아오지는 못했지만, 개헌 저지선을 확보해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그렇지만 정부로서는 입법, 예산안 처리 등에서 야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야당도 현 정부의 독주를 막기에 넉넉한 의석을 줬으나 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하진 않았다. 즉, 여야가 서로 견제하면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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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02
  • [2024 Special Column] (5) 고객수고를 줄이는 상담
    [컨택저널 2024년 5월호] [2024 Special Column] Chat GPT시대 휴먼 상담의 방향 (5) 고객수고를 줄이는 상담 Chat GPT시대 컨택센터 Human상담사의 역할은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고 그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컨택센터 구성원들에게 제언하는 12가지 주제를 1년간 고정 칼럼으로 게재한다. 심리학에 손실 회피 편향(이익과 손실이 같을 경우 이익으로 얻는 기쁨보다 손실이 주는 괴로움을 더 크게 느끼는 인간의 심리)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동전 게임 실험이 있다. 첫번째 그룹에게는 각 개인별로 만원을 준다. 그리고 50% 확률의 동전게임을 제안한다. 만약 이기면 만원을 더 얹어줄 것이고, 지면 주었던 만원을 다시 뺐겠다고 한다. 반면 두번째 그룹은 2만원을 준다. 다만 2만원으로 동전게임을 해서 이기면 다 갖지만 지면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제안한다. 사실 말만 살짝 바꾸었을뿐 조건은 같다. 하지만 두 그룹이 동전게임에 응하는 비율은 사뭇 다르다. 동전게임에서 지면 주었던 만원을 뺐겠다고 한 그룹이 2만원을 걸고 동전 게임을 제안한 그룹보다 게임에 응하지 않는 비율이 훨씬 높다. 왜냐하면 2만원을 얻을 기회보다 이미 얻은 만원을 잃을 것이 더 두렵기 때문이다. 고객도 그렇다. 이득보다 손실에 더 예민하다. 기대 이상의 서비스보다 요구를 해결하지 못하는 불편에 더 민감하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보다 고객 수고로움을 경감시키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 고객은 기대 수준을 뛰어넘는 서비스 때문에 충성도가 높아지는 경우보다 기대 수준에 못 미쳐서 이용을 중지하는 경우가 두 배 이상 많다. 글로벌리서치회사 CEB(Corporate Executive Board) 조사에 의하면 긍정적 서비스 경험보다 부정적 서비스 경험을 주위에 전하는 비율도 2배 이상 높다는 결과가 있다. 고객은 친절한 것보다 불편하지 않은 게 더 중요하다. 고객을 기쁘게 하는 쪽보다 고객이 수고롭지 않게 하는 게 더 관건이다. 요즘은 다양한 채널과 인공지능 기술로 고객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다 혼자 해결하지 못하고 컨택센터에 전화를 한다. 컨택센터를 찾는다는 것은 이미 불편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저기 검색하고 이것 저것 눌러보다 아무래도 해결이 안되어 전화를 한 것이다. 이미 고객의 충성도에는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이런 고객의 불편함의 체감도를 낮춰주고 앞으로라도 덜 불편하게 해주어야 한다. 컨택센터는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불편감으로 이미 떨어진 충성도를 더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그간의 불편감을 만회하고 앞으로 더 불편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곳이다. 고객은 언제 불편한가? 크게 3가지 불편이 있다. 첫째, 시간적 불편함이다. 고객의 상황을 다 설 명해야 하는 것, 기다려야 하는 것, 떠넘겨져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 둘째, 인지적 불편함이다. 모른다는 것을 말해야 하는 것,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는 것, 이해하기 위해 애써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 셋째, 정서적 불편함이다. 이해 안된다고 말 해야 하는 것, 또 안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견뎌야 하는 것, 통화 중에 미처 자신이 모른다는 것조차 몰랐는데 그걸 몰라서 놓쳤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불편하고 불쾌하다. 이런 고객의 불편을 헤아리고 줄여줘야 한다. 고객의 시간을 나의 시간처럼 대해야 하고 고객의 인지력에 맞게 고객의 다음 스텝을 가이드 해야 한다. 전화를 끊기 위해 말미에 상투적으로 하는 “다른 궁금하신 사항 있으십니까?”는 진정 고객을 돕고자 하는 멘트가 아니다. 이 멘트는 궁금한 게 있으면 처리해주겠다는 공급자 중심의 표현이다. 뭔가 더 물어봐야 할게 있을 것 같은데 그걸 모르겠는 고객은 초조하고 긴장된다. 어렵게 연결된 김에 다 물어봐야 하는데 내가 뭘 모르는지 모른다는 것이 막막하고 불안하다. 이제 휴먼상담사는 고객의 상황에 맞춰 “이 점은 혹시 체크하셨을까요? 미루어 보아 다음에 이 내용을 확인하실 필요가 있는데 혹시 알고 계실까요?”와 같이 먼저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그간 상담사에게 “고객을 감동시켜라,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하라”고 요구했던 지침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고객을 기쁘게 하려다 정작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놓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이제 고객상담은 친절 신속 정확했는 가로 분석해서는 안된다. 얼마나 고객 수고로움이 없도록 처리했는지, 앞으로 일어날 고객 수고로움을 얼마나 줄여 주었는 지로 분석해야 한다. < 글 >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toptm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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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02
  • [EDITOR'S COLUMN] 입이 방정
    《법구경》에 이런 글이 있다고 한다. “모든 재앙은 입에서 나오고, 입은 몸을 치는 도끼요, 몸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이라며 세치 혀를 함부로 놀리지 말고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또한 故 법정스님이 쓰신 ‘세치의 혓바닥’이라는 글에 이런 글귀가 있다. “내가 두 귀로 들은 이야기라 해서 다 말할 것이 못되고, 내가 두 눈으로 본 일이라 해서 다 말할 것 또한 못된다 들은 것을 들었다고 다 말해 버리고, 본 것을 보았다고 다 말해버리면 자신을 거칠게 만들고 나아가서는 궁지에 빠지게 한다.” 매번 선거철마다 불거지는 말실수로 인해 지위를 잃거나 망신을 당하는 경우가 수도 없이 발생한다. 특히, 부주의하게 내뱉은 말이 한 인물을 관직에서 물러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특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말 실수를 해서 공천에서 탈락된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도나보다. “이번 총선은 말조심하는 쪽이 이긴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오찬을 하다 뱉은 말이 화근이 되어 사퇴를 했다. 쓸데없이 1980년대 사건을 언급해 그 좋은 자리에서 쫓겨나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국민의힘 후보 중에서는 과거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장예찬과 도태우 후보 공천이 취소되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봉주후보가 지난 2015년 ‘목발 경품’ 발언과 이후 불거진 ‘거짓 사과’로 논란을 빚어 공천이 취소되었고, 공천을 받았던 양문석 前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도 과거 막말이 논란에 휩싸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이라고 주장한 칼럼만이 아니라 자신과 견해를 달리하는 당내 반대파를 향해 ‘수박’ ‘쓰레기’ ‘바퀴벌레’ ‘똥파리’ 등 표현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막말을 들어 보면 그들의 의식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제발 꼭 할 말만 하고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기를 권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큰 걱정은 당 대표의 입이다. 수도권과 같이 중도층 표심이 중요한 격전지에서 ‘설마 2찍(여당 지지자 비하표현)인가’ 등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쏟아내면서 당내에서 표심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년에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前 혁신위원장이 20·30대 좌담회에서 과거 중학생 시절의 자기 아들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둘째 아들이 22살인데 중학생 때 '왜 나이 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는 질문을 했다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 아들의 생각이 었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라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키고 개망신을 당하고 물러나야 했다. 이처럼 말실수는 그 동안 어렵게 쌓아온 그들의 평판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린다. 3월28일부터 4·10총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후보들은 국민들로부터 표를 얻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자신과 자신의 공약을 알리기 보다는 상대방 후보를 헐뜯는 말을 더 많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公約은 空約”이라고 그들이 선거 기간에 약속한 공약이 얼마나 지켜졌는지 보고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선거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일지라도 일단 폭로하여 상대방 후보 흠집 내고 봐야 승산이 있다고 믿는 것도 문제다. 이기주 작가는 ‘언어의 온도’에서 “어떤 말을 하느냐 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 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라고 썼다. 이번 총선부터 라도 정정당당하게 정책대결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제 국민들도 충분 히 어느 후보가 진정으로 지역과 나라를 위한 일꾼인지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있다. 부디 한번의 말실수로 거의 다 잡았다고 생각했던 국회의원 뱃지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그리고 이번에는 모든 국민들이 한 표를 행사해서 나라를 위한 일꾼들을 뽑는 선거가 되기를 바래 본다.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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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01
  • [2024 Special Column] (4) 반응 말고 감응
    [컨택저널 2024년 4월호] [2024 Special Column] Chat GPT시대 휴먼 상담의 방향 (4) 반응 말고 감응 Chat GPT시대 컨택센터 Human상담사의 역할은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고 그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컨택센터 구성원들에게 제언하는 12가지 주제를 1년간 고정 칼럼으로 게재한다. 필자는 대학을 졸업한 후 첫 근무처가 콜센터였고 첫 업무가 고객 상담이었다. 그래서 고객말씀을 잘 듣고 핵심을 파악해서 키워드를 메모하는 훈련을 심도 있게 받았다. 워낙 많은 고객을 빠르게 접하다 보니 후천적으로 개발된 측면도 있는 듯하다. 그 이후 30여년이 지났건만 요즘도 상대가 이야기를 하면 핵심 요점을 파악하고 자동적으로 키워드를 재확인하고 싶어진다. 무의식적으로 “~라는 말씀이시죠?”가 튀어 올라오려고 해서 밖으로 표출되지 않도록 참는 경우도 있다. 매월 참여하는 CEO 조찬회에서 강연을 들을 때 옆자리에 앉은 대표들은 내게 전직이 기자였냐고 묻는다. 태블릿 PC 키보드에 빠르게 키워드 중심으로 강연내용을 타자치는 모습이 꼭 기자 같단다. 전직이 기자가 아니라 콜센터 상담사였다고 얘기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컨택센터는 예쁜 목소리보다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잘 들어야 고객이 원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듣는 것에도 레벨이 있다. 고객말을 자르지 않고 끝까지 듣는 것이 기초 레벨이라면 짧은 시간에 핵심을 파악하고 명확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전문 레벨이다. 하지만 이제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인공지능과 차별화된 인간지능은 그 이상을 해야 한다. 바로 “감응”이다. 감응하는 능력이 듣기의 심화레벨이다. 주어진 상황에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고객상황을 상상하고 맥락을 반영하여 선택적으로 대응하는 “감응” 말이다. “반응”은 고객이 한 말을 기반으로 처리하는 것이라면, “감응”은 고객의 내적 마음과 연결되어 고객이 미처 말하지 않은 것까지 헤아려 듣는 것이다. “반응”은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것인데 반해, “감응”은 현재 지금 이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필자는 요즘 감응력을 개발 중이다. 단어 하나에 꽂혀서 전체를 놓치지 않고 통합적이고 통찰적으로 듣는 연습을 하고 있다. 30년전 핵심 요점을 파악하는 훈련을 할 때보다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으니 측정하기도 애매하고 훈련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인식의 지평을 넓혀 의식적으로 “감응”에 깨어있으려고 노력한다. 감응력은 상담경력이 오래되었다고 자동적으로 개발되는 게 아니다. 의식적인 연습과 감각적 체득의 과정이 필요하다. 감응하려면 진정한 관심과 느긋한 여유가 있어야 한다. 컨택센터에서 이게 가능할까? 전광판에 숫자가 깜빡이고 관리자가 종종 걸음을 걷는 컨택센터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이상적인 헛소리가 아닐까? 아니다. 전광판도 이제 바뀌고 있고 수퍼바이저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상담사가 많이 빨리 받고 싶어도 콜이 점점 줄어서 할 일이 없어질 날이 점차 오고 있다. 또, 인간지능은 주어진 상황에 반응하는 인공지능과 다르다. 인간 지능은 기술과 현실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현실을 해석한다. 전광판을 없애고 콜실적을 인센티브에 반영하지 않아도 상담사 마음안에 조급함과 해치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것은 시대에 상관없이 똑같다. 지금 컨택센터에서 감응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이유는 급하고 바빠서가 아니라 감응하여 듣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해서다. 상황이 급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급해서이고, 다음 고객 때문이 아니라 해왔던 습관대로 해치우기 때문이다. ‘감응력’은 한가해지면 발현되는 게 아니라 바빠도 할 수 있다. 콜이 밀리는 한이 있어도 지금 받는 콜에 필수적으로 발휘해야 할 덕목이라는 점이 명확해지면 발휘할 수 있다. 진정한 관심과 느긋한 여유를 갖는 것은 전광판을 없애서 될 일이 아니라 상담사가 고객과의 관계와 자신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할 때 가능해진다. 기술이 흘러오는 게 아니라 앞에서 쳐들어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휴먼상담센터는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제 기술조차 미처 해결하지 못한 복잡하고 복합적인 문제가 휴먼상담사에게 맡겨질 것이다. 이런 상담은 짧게 빠르게 많이 처리하는 게 핵심이 아니다. 제대로 재 콜이 없도록 재발하지 않게 상담해야 한다. 그러려면 고객이 말하는 영역만이 아니라 말하지 않은 영역까지 헤아려야 하고 앞뒤 전후 맥락을 살펴야 한다. 고객이 겪는 감정만이 아니라 고객이 믿고 있는 신념까지 통합하여 들어야 하고 고객이 붙들고 있는 가정과 말 이면의 의도까지 읽어내야 한다. 실재하는 것을 볼 때는 눈을 부릅떠야 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볼 때는 눈을 감아야 할지 모른다. 이제 느슨하게 이완되어 고객 마음의 주파수를 맞추어야 한다. 모니터를 주시하며 상담 분류기준을 체크하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고객 마음과 상황을 상상하기 위해 눈을 감아야 할 수도 있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핵심 키워드를 찾으려 하기 보다 전반적인 느낌과 분위기가 어떤지 느껴보아야 한다. 기존의 듣기 습관을 뛰어넘는 새로운 듣기, 정보적 듣기를 뛰어 넘은 심층적이고 확장적인 듣기, 인공지능을 따돌리고 인간지능이 펼쳐나가야 할 새로운 영역이다. 요즘 필자는 그간 몸에 박힌 메모 습관을 의식적으로 내려놓고 있다. 메모 대신 모호하고 불분명하지만 감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상대와 주파수를 맞춘다는 것이 무엇인지 감지하며 온 촉각을 감각하여 듣기 연습을 하고 있다. 30년전 고객말씀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신경이 곤두섰던 때 못지 않게 생경하고 미숙하지만 이렇게 또 우리는 성숙해 가는 것이리라. < 글 >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toptm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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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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