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저널 2024년 12월호]
[2024 Special Column] Chat GPT시대 휴먼 상담의 방향
(12) 컨택센터 Followership
Chat GPT시대 컨택센터 Human상담사의 역할은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고 그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컨택센터 구성원들에게 제언하는 12가지 주제를 1년간 고정 칼럼으로 게재한다.
단순 반복 업무는 AI가 대부분 처리하다 보니 컨택센터 휴먼 상담사는 특이 건이나 복잡한 문제를 처리한다. 규정도 아직 마련되지 않고 매뉴얼에도 없는 고객 불만을 처리하는 일이 바로 휴먼상담사의 몫이다. 또 여러 부서의 책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재확인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문제도 휴먼상담사가 처리한다. 이렇게 컨택센터 업무 패턴이 변화한 만큼 중간관리자의 역할 또한 바뀌었다. 예전에는 상담사의 근태와 업무실적을 관리하는 일이 주를 이루었는데 요즘은 그런 일들은 많이 줄어들었다. 전산에서 Dash Board로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관리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상담사 스스로 자신의 실적을 관리한다.
이제 관리자는 상담사 관리보다 상담 지원업무가 더 많아졌다. 수직적 관리자가 아니라 수평적 조력자의 역할이다. 상담사가 전결하지 못하는 상담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련 부서와 협의하는 일, 실시간 상담 데이터를 관찰하고 특이 건을 분석하여 상사에게 보고하는 일, 앞으로 재발되지 않도록 해결안을 담아 상담 가이드를 설정하는 일, 고객에게 편리하고 상담사가 쉽게 일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업무를 제거하는 일, 이런 일들이 늘어났다. 이렇게 달라진 역할에 맞추어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상담사를 관리하는 리더십이 중요했다면 요즘은 상사를 보좌하는 followership이 중요해지고 있다.
Followership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사가 원하는 방향을 알고 그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능동적인 직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회사와 상사의 목표를 이해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장에서 실현가능한 최적의 방안을 찾아 실행하는 태도를 말한다. 특히 컨택센터 중간리더는 조직내의 상사인 센터장 뿐만 아니라 원청사나 타부서의 파트너에게도 followership 을 발휘해야 한다.
영입하고 싶은 follower는 중도를 잘 지킨다. 수동적으로 지시를 따르기만 해도 안되고, 현장의 소리를 그대로 전달하기만 해도 안된다. 사소한 것까지 다 보고하고 처분을 기다리기만 해도 안되지만 상사를 배제하고 팀의 권력을 혼자 쥐려 해도 안된다. 상사와 너무 친해져서 본래의 역할을 흐려서도 안되지만 너무 거리감을 둔 채 업무상대 그 이상을 만들지 못하는 것도 불리하다. 그 중간의 즈음에서 균형을 잡고 상황을 읽어야 한다. 정치를 하라는 게 아니라 공기를 읽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리더는 구성원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포용적인데 상사에게는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경우가 있다. 반면 상사를 너무 어려워해서 상사 앞에만 서면 긴장하며 피하는 경우도 있다. 함께 근무한지 5년이 넘었건만 예의상 하는 말로 겉돌기만 할 뿐 정작 허심탄회한 문제 제기나 의견 개진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관계라는 것이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문화와 맥락이 함께 작동하는 일이긴 하지만 중간리더로서 상사와 합을 맞출 줄 아는 것은 큰 경쟁력이다.
지혜로운 follower는 이쪽과 저쪽을 부드럽게 연결하고 각자의 입장에서 하는 말을 서로가 이해할 수 있도록 통역해준다. 상담사는 “일이 너무 힘들어요, 전산이 너무 복잡해요, 시스템이 너무 불편해요”라고 항의할지라도 분별력 있는 follower는 상사에게 그대로 보고하지 않는다. “후속업무 처리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이 필요합니다. 현재 입력오류가 *%이고 이것을 줄이려면 이런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 조치는 데이터를 현실적으 로 분류하기 위함입니다.”라고 상사가 듣고 싶은 언어로 바꾸어서 건의하고 요청한다.
“내가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위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뉴턴이 말했다. 상사의 어깨위에 올라타야 한다. 상사는 시시콜콜 묻지 말고 알아서들 해주기를 바라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하고 싶어한다. 실무를 몰라서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며 제쳐두지 말고 상사의 면을 세워주며 상사의 힘을 잘 사용하자. 상사는 내가 아는 걸 모르기도 하지만 내가 모르는 걸 알기도 하는 사람이다. 상사의 인식과 권한을 잘 사용해야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예전에는 구성원들에게 발휘하는 하향식 영향력이 중요했으나 이제는 상사의 지원을 잘 이끌어낼 수 있는 상향식 영향력을 개발해야 할 때다.
가장 큰 복지는 동료라는 말이 있다. 자연친화적 카페테리아로 멋진 휴게 공간을 꾸미고 최첨단 안마의자와 공기 청정기가 있어도 불편한 상사가 주는 고통을 치유할 수 없다. 사람이 가장 큰 힘이 되기도 하지만 사람이 가장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상사에게 영입하고 싶은 follower로 인식되기 위해 내게 무엇이 빠져있는지 살펴보자. 내가 중시하지 않는 관계에서 중요하게 대접받기는 어렵다. 가는 만큼 온다. 내가 정성을 들이고 세심할 때 상대도 나에게 그렇게 된다.
< 글 >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toptmr@hanmail.net)